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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dmb를 써보니

핫이슈정리왕 2005. 7. 26. 11:13
2005.7.25 (월) 17:57   아이뉴스24   아이뉴스24 기사보기
[현장취재] 지상파DMB를 써보니
<아이뉴스24>
25일 오후 1시20분. 여의도 인근에서 지상파DMB 테스트폰을 켜 들었다. 깜찍한 외모의 이 단말기의 TV버튼을 누르자 2인치 남짓한 화면에서 '세상에 이런일이...'라는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주위에서 뭔가 싶어 몰려든다. "이게 DMB요?", "야~, 화면 잘나오네. 진짜 선명하다." 좀 아는 이들은 "지상파 방송은 안나온다면서요?"라고 되묻기도 한다.

야외에서는 별로 끊김이 없다. 1~2초 가량씩 화면이 정지하는 듯한 현상이 나타날 때도 있었지만, 이런 정도면 대체적으로 만족할 만하다는 평가를 내릴 만했다.

그러나 불과 몇 초 뒤 여의도 지하철 역 계단으로 내려서자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화면이 곧바로 정지됐다. 다른 채널을 돌려봐도 '신호세기가 약해 수신이 어렵다'는 메시지가 뜬다. 5호선 여의도 역에서 출발, 여의나루역을 거쳐 마포역에 가까이 갈 때까지 방송신호는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마포역에 이르자 '죽었던 화면'이 다시 화면이 살아났다. 마포역 대합실에서도, 인근 공덕역까지 이동하는 구간에서도 선명한 화면이 끊김 없이 이어졌다.



지상파DMB특별위원회 김혁 정책실장(KBS PD)은 "마포~공덕 구간과 (마포) 대합실에는 서비스 테스트를 위해 복합통신설비(LCX)를 이용한 갭필러(중계기)가 설치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0일 지상파DMB특위는 이 구간에서 필드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화면상태 및 품질 면에서 대체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확인했다. 간헐적으로 화면정지 현상이 나타나고, 열차진입 때나 승객이 붐빌 때 수신 품질이 떨어질 때도 있지만 조금만 보완하면 서비스에 문제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포~공덕' 구간을 제외하면 DMB 단말기는 '멍텅구리' 그 자체였다. 다른 지하구간에 중계기가 설치되지 않은 탓이다. 바꿔 말해 중계망만 빨리 구축하면 수도권에서 CD 수준의 음질과 고화질 비디오 화면의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지상파DMB는 이달 초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고, 중계망 구축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기이지만 중계망 구축 방안에 합의를 못해 아까운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일부 이통사는 지상망과 지하망 구분없이 서비스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지상파DMB 사업자들은 수익을 보전해줘야 중계망에 투자하는 기업이 나타난다'며 중계망과 지상망을 구분해 서비스하기를 원하고 있다.

어느 이통사 DMB 담당 임원은 이렇게 말한다. "보편적 서비스라는 굴레에 얽매여 소비자들을 형편없는 서비스로 내몰 것인지, 아니면 질 좋은 서비스를 위해 일부 유료화를 택할 지, 이제 사업자들과 정책당국이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사업자들의 의견도 엇갈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어떻게든 무료 서비스 방안을 찾아야 한다. 시청자에게 직접 돈을 받고 내보낼 수는 없다"는 쪽이 대세였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유료화'를 주장하는 쪽도 생겼다.

위성DMB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서비스되는 가운데 지상파DMB의 표류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전세계의 눈과 귀는 과연 우리 지상파DMB가 어떤 선택을 내릴 지 지켜보고 있다. 분명한 것은 더 이상 선택을 미룰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