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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명견 향한 날갯짓..토종견 '삽살개'
핫이슈정리왕
2005. 8. 7. 14:42
2005년 8월 7일 (일) 11:40 미디어다음 | ||||||||||||||||||||||||||||||||||||||||||||||||||||||||||||||
세계적 명견 향한 날갯짓..토종견 '삽살개' | ||||||||||||||||||||||||||||||||||||||||||||||||||||||||||||||
육종과 연구 끝에 멸종 위기 탈출..영민하고 온순해 반려견으로 적절 | ||||||||||||||||||||||||||||||||||||||||||||||||||||||||||||||
미디어다음 / 정재윤 기자 ![]() | ||||||||||||||||||||||||||||||||||||||||||||||||||||||||||||||
‘액운을 쫓는
개’라는 뜻의 삽살개. 삽살개는 진돗개, 풍산개와 더불어 한국의 토종개 가운데 하나다(천연기념물 제 368호). 경상도 지역에서 많이 길렀던 이 털북숭이는 일제강점기 전만 해도 시골마을 어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친근한 개였다. 일제시대 일본개와 비슷한 모습이 아니란 이유로 대규모 도살이 이루어진 후 2차 세계대전 중에는 군인들 방한복 재료로 가죽을 빼았겨 멸종 위기에 처했던 삽살개. 한국인만큼이나 질곡의 근대사를 겪으면서 점차 자취를 감춘 삽살개가 최근 정부의 민간단체들의 관심을 통해 개체수를 늘려가고 있다. 삽살개의 영민함이 증명되면서 애견인뿐 아니라 일반들에게 새삼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온순함과 충직함, 민첩함과 강인한 체력까지 믿음직스러운 삽살개 삽살개는 온순하고 충직한 성품을 지니고 있다. 한번 사귄 주인은 좀처럼 잊지 않아 몇 년 만에 만나도 금세 알아보고 반긴다. 다른 개들과의 장난치며 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친화력이 뛰어나고 낯선 환경에도 잘 적응한다. 특별한 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할 정도로 영리하다. 집을 지킬 때에도 낯선 사람을 보면 일단 짖지만 이 사람이 주인과 친근하게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본 후에는 이내 경계를 늦춘다. 이처럼 짖어야 할 상황과 짖지 말아야 할 상황을 잘 구분하기 때문에 번견(番犬 : 집을 지키거나 망을 보는 개)으로 활용하기에도 적절하다. 눈을 덮고 있는 긴 털과 두터운 몸집 때문에 사물을 잘 분간하지 못하고 둔할 것 같지만 실제 삽살개의 운동 능력은 매우 뛰어난 편이다. 근력과 인내력을 요구하는 각종 훈련에서 삽살개는 아주 뛰어난 운동능력을 발휘한다. 또 한겨울에 눈비를 맞아도 감기 한번 걸리지 않을 정도로 체질 자체가 매우 강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삽살개의 여러가지 능력 중 사람과 함께하는 반려견으로서의 자질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멸종 위기 삽살개, 60년대 탁연빈 교수 의해 명맥 이어 위기 벗어났지만 재정적 어려움 여전 일제강점기 후 희귀 견종이 돼 버린 삽살개의 명맥을 다시 이은 것은 1960년대 중반 경북대학교 탁연빈, 김화식 교수. 이들은 첩첩산중을 찾아다닌 끝에 비교적 순수한 혈통의 삽살개 8마리를 수집, 보존과 연구작업을 거듭했다. 그 덕택에 현재 멸종의 위기에서는 벗어난 상태. 하지만 4000여 마리에 불과한 전국의 삽살개 개체 수는 아직도 많다고 할 수 없는 숫자다. 이 개를 예전처럼 한반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우리네 애견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한국삽살개보존협회(www.sapsaree.org) 등을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다. 경북대학교 유전공학과 하지홍 교수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보존협회는 1985년부터 경북 경산시 하양읍 대조리에 있는 대구목장 부지에서 본격적인 번식을 시도한 이래 육종 사업에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삽살개의 혈통을 보존하기 위한 유전적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역사적 자료를 수집, 정리하는 작업을 통해 수천 년 한국인들과 함께한 삽살개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간 보존협회의 활동엔 어려움도 많았다. 근처에 있는 젖소 사육장에서 흘러나오는 가축 분뇨와 이로 인한 파리, 모기 등 해충의 창궐이 보존사업에 적지 않은 장애 요인이 됐다. 부족한 예산도 항상 문제로 작용했다. 2006년부터 지원을 끊으려 하는 경산시 대신 인근 대구시가 삽살개에 보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나마 호재. 하지만 개체수가 늘어나고 연구 내용이 심화되면서 겪는 만성적인 재정 문제를 대구시가 단번에 해결해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협회는 앞으로 육종과 연구를 계속해 양질의 삽살개를 개발, 반려견 등으로 세계에 수출하는 꿈도 가지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유전 형질 개발로 세계적인 명견의 반열에 올라 독일 경제에 이바지하기까지 했던 셰퍼드처럼 말이다. 또 삽살개의 세계화를 통해 개고기 문화가 한국 애견 문화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사회 각계각층의 끊임없는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