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슈머 시대

주 5일 근무시대 그늘과 대안~

핫이슈정리왕 2005. 7. 2. 10:27
2005.7.2 (토) 10:12   경향신문   경향신문 기사보기
[주5일 근무시대] 5. 그늘과 대안

주5일 근무시대가 열리면서 여가생활에 대한 기대는 높아졌지만 아직 성숙한 여가활용 문화는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소득은 그대로인 가운데 휴일 ‘씀씀이’가 커지면서 가계경제에 부담을 느끼는가 하면 주말을 건전하게 보낼 여가 인프라도 태부족인 상황이다.

선진국의 ‘바캉스 이혼’(휴가철에 이혼율이 높아지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드러나기도 한다. 갑자기 가족과 함께 부대끼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바쁘다”는 이유로 잊고 있던 가정문제가 표면화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말을 꼭 거창하게 보내야 한다는 환상을 버리고 사소한 일상에서 재미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돈 없고, 갈 곳 없고=중소기업에 다니는 결혼 3년차 직장인 이모씨(32)는 주5일 근무를 하고 있지만 이전과 여가생활의 변화는 거의 없다. 여행 등 특별한 활동을 하고 싶어도 ‘돈’에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씨는 “비교적 저렴하다는 자연휴양림으로 여행을 다녀와도 15만~20만원은 잡아야 한다”면서 “‘돈 쓰는’ 여가는 아직 무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산, 공원 등 비용이 거의 안 드는 여가장소가 있기는 하지만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항상 붐비게 마련이다. 실제 공원의 경우 서울시민 1인당 면적이 4.53㎡로 뉴욕 14.12㎡의 3분의 1도 안되는 현실이다.

관광, 체육근린시설 등 관련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해외여행만 급격히 늘어 지난 5월 여행수지 적자는 8억1천8백7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정불화 생기기도=공무원 생활 11년차인 ㄱ씨(38)는 주5일제가 실시되면서 예상치 못했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6일 일할 때는 맞벌이 하는 아내와 서로 안쓰러운 마음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눈에 보이는 대로 집안일을 했는데 둘 다 이틀을 쉬면서 서로 일을 미루며 다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30대 후반의 또 다른 직장인은 “그동안 전혀 신경을 못쓰던 아이 교육문제, 집안문제 등에 관여하면서 의견충돌을 일으킬 때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주5일제가 아직 적용되지 않거나 업무 특성상 주5일 근무가 불가능한 직종 근로자와 그 가정의 ‘상대적 박탈감’도 주5일 근무 시대 그늘의 한 측면이다.

◇사소한 일상의 재미 찾아야=꼭 많은 비용을 들여 특별한 여가활동을 해야 알찬 주말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휴(休)테크 전문가인 김정운 명지대 여가정보학과 교수는 “주말에 대한 환상, 비정상적 여가행태를 버리고 사소하지만 일상의 정서를 풍요롭게 하는 일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건국대 김종일 교수(사회복지학)도 “일이 아닌 다른 ‘의미있는 활동’에서 보람을 찾으려는 생각이 필요하다”면서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더 많은 관심을 쏟는다면 사회 전체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시리즈 끝

〈이상주기자 s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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